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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서크랩탭룸] 맥주 메뉴 정하기
    맥주펍 창업기 2019. 12. 10. 19:25

    제가 운영하고 있는 복서크랩탭룸은 이제 오픈한지 3달 정도가 되어갑니다.

    3달 동안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맥주 메뉴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금까지 맥주 메뉴를 선정할 때의 기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수제맥주를 좋아하는 저는 맥주를 많이 마시러 다녀봤지만 항상 몇 잔만 마셔도 몇 만원이 넘어가서 결국 소주로 넘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게를 오픈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합리적인 가격의 맥주를 판매해서 누구나 부담없이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게 하자!" 

     

    였습니다.

    저는 맛있는 수제맥주 그 중에서도 국내 수제맥주를 좋아하고,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해서 더 맛있고 다양한 맥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수제맥주를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서 내가 운영하는 가게라도 수제 맥주를 가능한 저렴하게 판매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내년에 실행될 종량세는 굉장히 기대됩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작은 가게를 하나 계약하고 맥주냉장고(케그레이터)를 주문했습니다.

    맘 같아선 워크인 냉장고 설치하고 탭을 10개 정도 설치하고 싶었지만, 가게가 너무 협소하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어 1500mm(W) x 800mm(D) x 900mm(H) 크기의 케그레이터를 주문했습니다.

     

     

    가게 공간에 맞는 케그레이터만 골랐지 맥주 케그가 몇 개 들어가는지, 타워는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설치했습니다.

     

    맥주를 납품받기 위해 요청한 브루어리들의 도움을 받아서 타워도 설치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2구짜리 맥주타워 2개를 설치해서 총 판매 가능한 맥주는 4종류가 되었습니다.

     

    이제 4종류의 맥주를 골라야 하는 데, 제 취향대로로면 IPA, 뉴잉글랜드 IPA, 임페리얼 스타우트, 사워맥주 이렇게 골랐겠지만,

    그렇게 팔았다가는 팔고 욕먹을거 같아서 그나마 가장 대중적인 맥주 스타일인 바이젠, IPA, 뉴잉글랜드 IPA, 포터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스타일들이 가장 저렴합니다.)

     

    그리고 그 스타일 중에서도 맛있으면서도 가격도 착한 맥주들을 골랐고, 그 맥주들은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밀땅(바이젠), 첫사랑(뉴잉글랜드IPA), 홉캉스(IPA)와

    비어바나의 영등포터(포터)였습니다.

     

    이 중에서 몇 번의 메뉴 변경이 있었고, 지금 판매하고 있는 맥주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밀땅(바이젠), 첫사랑(뉴잉글랜드IPA)과

    핸드앤몰트의 헤이허니(페일에일), 모카스타우트(스타우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조만간 밀땅을 빼고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을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맥주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1. 밀땅 (바이젠) -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알콜도수: 5.5%

    IBU(쓴 맛의 수준): 10.5

    바이젠은 독일 전통 맥주 스타일로 밀 맥아가 일정 비율로 들어가기 때문에 밀맥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밀 맥아에는 단백질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거품이 많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며, 바이젠을 만들때 사용하는 효모의 특유의 향이 바나나향을 주는 것 또한 밀맥주의 특징입니다.

    밀맥주는 양조과정에서 효모가 내뿜는 이취(off-flavor)를 제어하기가 까다로워서 자칫하면 맥주에서 뭔가 꾸릿한 냄새가 나기 쉽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밀땅은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주력 맥주 중 하나여서 그런지 한번도 그런 이취를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바이젠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편의점에서도 밀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친숙함에 많은 분들이 선호하시는 맥주이기도 합니다.

    복서크랩탭룸에서는 이 맥주를 어메이징 전용잔(400ml)에 한 잔에 6,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2. 첫 사랑 (뉴잉글랜드 IPA) -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알콜도수: 6.5%

    IBU(쓴 맛의 수준): 46

    뉴잉글랜드 IPA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이고 그 중에서도 첫 사랑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 맥주도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주력 맥주 중 한 가지이고, 얼마 전에는 출시한지 3년만에 30만잔을 판매했다고 이벤트도 진행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뉴잉글랜드IPA는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맥주 스타일로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만들어서 유행한 맥주 스타일입니다.

    양조과정에서 홉을 많이 넣어서 홉의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며, 기타 재료들도 많이 들어가서 맥주가 탁한 것이 특징이고 그 탁함을 즐기면서 마시는 막걸리같은 맥주입니다.

    홉향이 강해서 첫 인상은 향긋하지만 그 끝맛은 쓴 것이 특징으로 그래서 맥주의 이름을 첫 사랑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첫 사랑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탁한 맥주인데 저희가 맥주를 받아오면 어떤 케그는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탁함이 유지되는 데, 어떤 케그는 처음에는 맑은 맥주가 나오다 끝에만 탁하게 나오고, 또 어떤 케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맑은 맥주가 나오는 등 케그에 따라 상태가 많이 달라지는 것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맛은 매번 훌륭합니다!

    복서크랩탭룸에서는 이 맥주도 400ml 전용잔에 판매하고 있으며 한잔에 7,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3. 헤이허니 (페일에일) - 핸드앤몰트

    알콜도수: 5.1%

    IBU(쓴 맛의 수준): 15

    이 맥주는 천안 쌀과 이천의 꿀이 들어가있는게 특징입니다.

    이 맥주에 대한 설명을 보시고 이게 한국스타일 맥주냐? 라는 질문을 하셨던 손님도 계셨습니다.

    한국에서 만든 맥주지만 한국스타일은 아니고 페일에일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이 맥주 직전에는 저희가 성수동 페일에일을 판매하고 있었는 데, 헤이허니를 맛보고 페일에일 스타일의 맛도 나오면서 약간의 달달함도 있고 무엇보다 맥주 가격이 저렴하게 나와서 바꾸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맥주 가격이 저렴하게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마도 국내 주세법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맥주는 현재 종가세 체제로 맥주제조원가의 약 100%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합니다.

    그러나 이런 세금을 경감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쌀을 재료로 사용할 때 입니다.

    주세법 시행령 제20조 3 3항의 사목을 보면,

    소규모주류제조자가 제조하는 맥주의 가격은 다음의 구분에 따라 출고수량별 가격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 다만, 맥주의 원료곡류 중 쌀의 사용중량이 녹말이 포함된 재료, 당분 또는 캐러멜의 중량과 발아된 맥류의 합계중량을 기준으로 하여 100분의 20 이상인 경우에는 출고수량별 가격비율을 100분의 30으로 한다.

    라고 되어있어 아마도 이 부분을 감안하여 천안 쌀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맥주도 저희 가게에서 핸드앤몰트 전용잔에 판매하고 있음 한 잔에 5,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4. 모카스타우트 (스타우트) - 핸드앤몰트

    알콜도수: 5.2%

    IBU(쓴 맛의 수준): 28

    캔맥주로도 생산되서 판매하고 있는 모카스타우트는 쓴 맛이 강하지 않고 커피와 초콜릿 향이 풍부하게 나는 맥주입니다.

    흑맥주 특성상 남성분들이 많이들 좋아해주시는 맥주로 모카스타우트라는 맥주 이름 때문에 커피가 들어가있는 걸로 생각하기 쉬운데,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캔맥주 성분에 커피원액은 없는 걸로 보아 로스팅한 몰트를 사용해서 커피향이 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흑맥주 중에는 커피향을 내기 위해서 커피를 넣어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생맥주 탭에서 따라보면 거품이 매우 촘촘하게 나와서 거품도 맛있는 크리미한 맥주입니다.

    모카스타우트도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흑맥주 중의 한 가지이고

    저희 가게에서는 핸드앤몰트 전용잔에 담아서 6,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맛있고 저렴한 국내 수제맥주를 제공해드려서 편하게 맥주 드시고 가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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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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