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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 골목상권??맥주펍 창업기 2020. 2. 20. 12:38
먹자골목이라는 얘기와 골목상권이라는 단어는 이미 많이들 알고 있는 얘기입니다.
알고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그런 곳에 가서 많이들 사먹고 시간도 보내기도 합니다.
근데 저 두 가지 단어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어감이 약간은 다릅니다.
먹자골목도 골목이니 '먹자골목' ⊂ '골목상권' 일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 단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계기는 재작년 국감을 보고나서입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백종원 대표를 불러서 자영업들과의 공생을 위해 출점 제한 등의 조치를 해야하지 않냐고 하는 상황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정유섭 의원(이하 정): 저희 부평에 문화의 거리가 있습니다. 거기에도 백대표님 가게가 열 몇개가 있어요... (중략)... 백 대표님 가맹점은 폐업률 얼마입니까?
백종원 대표(이하 백): 정확한 수치 말하면 홍보가 될 것 같은데 매우 낮습니다.
...(중략)...
정: 스위스에 지인이 한식당 열려고 하니 한 1년 걸리더라... 백종원 대표님 가게는 교육하고 자격증 이런거 합니까?
백: 우리는 아무래도 간섭이 많습니다. 본사가 성공하려면 점주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과정도 까다롭고 매장관리 간섭을 심하게 한다.
정: 제가 보니깐 소상공인 연합회에서 백대표님이 타겟이에요. 제로섬게임에서 백대표님 가게들이 다 뺏어간다. 그래서 타겟이고... 중견기업이 됏으니 사회적 책임도 해야하는데 출점도 제한해야하지 않나?
백: 저희 가맹점주들도 똑같은 자영업자들. 과외나 학원이 불법이면 말을 못하지만, 본인들이 독학이 안되서 본사의 도움을 받아서 과외나 학원을 받는 건데, 일반 가게들보다 돈도 더 들여서 하는 것이다. 자유경쟁시대에서 이게 무슨 문제인지. 아까 골목상권 얘기하셨는데, 우리 프랜차이즈들은 골목에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 브랜드가 살아야하는데 골목에 들어갈 이유가 없죠. 먹자골목하고 골목상권하고 헷갈리시는게 문제입니다.
우리는 2017년에 50평기준으로 60개의 매장을 오픈했는데, 평균으로 권리금이 2억 1천만원입니다. 그게 영세상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먹자골목에 들어가서 경쟁하는 건데...
이 얘기 이후에도 두 세번정도 백종원 대표가 "먹자골목이랑 골목 상권을 헷갈리시면 큰일 난다!" 라고 강조합니다.
국감 이후에 백종원이 국감에서 호통을 친 것에 대해서 크게 화제가 됐었고, 저런 얘기를 했던 정유섭 의원에 대한 비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의 저는 백종원 대표가 얘기했던 먹자골목하고 골목상권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자기네의 프랜차이즈를 골목에 들여보내지 않는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가게를 해보고 나서야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먹자골목은 이미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서 무언가를 소비하려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대표적으로 강남역, 논현역, 신사동, 명동 등등이 있습니다.
골목상권은 집 근처, 골목 어귀에 위치한 작은 상권들로 가게들도 작고 아기자기합니다.
저희 가게가 있는 행운동도 골목상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들을 제가 감히 한 마디로 정의해보자면 '가성비'인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만한 퀄리티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라는 이미지가 확실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은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마진이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진이 적으면 많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판매해야 하고 그럴려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좋은 상권에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권이 좋지 않은 골목에는 프랜차이즈 출점을 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들의 입지를 보면 특정 지역에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지역은 대부분 먹자골목입니다.
아래 그림은 더본코리아의 백's 비어의 프랜차이즈 출점 조건을 명시해둔 그림입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것을 발췌해왔는데, 타겟 입지로 확실하게 먹자골목! 이라고 적어두었습니다.
출처: 백스비어 홈페이지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면 어디에 있던 사람들이 찾아갈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런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17년 기준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주들은 평균 2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주고 가게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평수도 50평 정도는 됐었다는 얘기인 거죠.
가맹점주들은 좋은 상권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판매하기 위해 매우 바쁘게 육체노동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앞선 저의 블로그 글에서 포방터 돈까스집의 매출을 분석해본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렴한 음식이 작은 매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기가 힘든 구조입니다.
그리고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배달앱을 통한 배달을 잘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배달을 안하는 매장을 찾기가 더 힘든 상황인데, 합리적인 음식의 대명사인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들은 왜 배달을 하지 않는 걸까요?
아마도 배달앱에 지출되는 수수료를 감안했을 경우 가맹점주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배달앱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합리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달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이죠.
저 짧은 동영상 하나를 시작으로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결을 내보자면,
엄청난 컨텐츠를 갖고 마케팅 능력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선 투자가 진행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 어느 정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자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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